작년 9월, 다시 한번 새로운 회사에서 일하게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모든 코드를 AI가 작성한다는 얘기는 조금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들렸다. 입사 과제로 받은 프로젝트도 어느 정도 손으로 개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당시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커밋, PR 생성 등을 에이전트에게 시킨다고 하면 '그런 것까지 시켜야 하나?'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25년 연말 ~ 26년 연초 Opus 4.5와 4.6이 출시되며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점점 코드를 작성하는 일은 드물어졌고, 생전 써본 적 없는 git worktree 작업이 일상화되었다. 직접 커밋, 푸시하는 일도 없어졌다.
에이전트를 감독하기
그럼에도 에이전트의 구현 방향성을 직접 감독해 줄 필요성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grill-me 같은 스킬들로 강하게 이를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하네스 같은 키워드들이 buzz 되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아마 많은 사람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는 생각에 사내 개발 흐름에 맞게 개발 및 검증을 총괄하는 하네스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불필요해진 통제
그러나 모델이 발전될수록 점차 사람의 개입은 필수적이지 않은 듯 느껴진다. 최근 모델들은 이전 모델에서 사용하던 지시를 제거하라는 내용을 가이드하고 있기도 한다. 실제로 현장에서 개발을 하다보면 더 이상 통제와 감독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감각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미 과도한 감독 없이도 코딩 에이전트들은 납득 가능한 아웃풋을 충분히 내주고 있다.
앞으로의 고민
그렇다면 이제 SWE에게 남겨진 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여전히 코드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개인적으로 그것은 더 이상 좋은 엔지니어링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최소한의 직업 윤리 혹은 인간 사이의 책임 소재를 논할 때를 대비하기 위한 것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이미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미 SWE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잘못일 수도 있다. 누구도 명확한 답을 제시할 수 없는 시대다. (그런 사람은 높은 확률로 사기꾼일 것임)
계속 고민하고 나름의 답을 내린 후 빠르게 행동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